먼저 타면 편하고, 나중에 타면 남는다.
계가 끝까지 간다면.
여덟 사람이 매달 같은 날 모여 같은 돈을 붓는다.
그 목돈은 매달 한 사람만 가져간다.
급한 사람은 깎아서라도 먼저 받고,
느긋한 사람은 그 깎인 몫을 나눠 받는다.
모두가 매달 똑같이 붓는다. 그래서 얼마를 내느냐는 다툴 거리가 아니다. 다투는 것은 언제 타느냐 하나다.
먼저 타면 목돈이 일찍 손에 들어오지만, 그 뒤로는 남이 깎고 가는 배당을 한 푼도 못 받는다. 나중에 타면 남들이 깎고 간 몫이 매달 배당으로 쌓인다 — 계가 끝까지 굴러간다면. 누군가 부어야 할 돈을 못 내기 시작하면 계는 도중에 깨지고, 아직 못 탄 사람은 부은 돈을 돌려받지 못한다.
그래서 이 게임의 협상은 "나 좀 도와줘"가 아니라 "내가 먼저 타야 하는 이유"를 남에게 납득시키는 일이다. 아무도 안 도와주면 더 깎으면 된다. 대신 그만큼 손해다.
라운드 하나가 한 달이다. 인원수만큼의 달을 치르면 끝난다 (8인이면 여덟 달, 40분).
각자 인원수만큼의 곗돈을 들고 시작한다(8인이면 8). 매달 걷는 목돈도 인원수만큼 고정이다 — 더는 이자로 불어나지 않는다. 여덟 달을 다 버틸 만큼만 들고 시작한다. 그래서 곗돈이 모자라는 것은 계 구조 탓이 아니라 살림에 쓴 돈 탓이다.
목돈이 일찍 들어온다. 급한 살림을 바로 채우고,
계가 깨져도 이미 받은 돈은 안전하다.
대신 깎인 만큼 적게 받고, 그 뒤로는 남는 배당을 한 몫도 못 받는다.
남들이 깎고 간 배당이 매달 쌓인다. 마지막 달엔 경쟁자가 없어
한 푼도 깎지 않고 통째로 받는다.
대신 계가 도중에 깨지면 부은 돈이 전부 사라지고,
살림 마감을 넘기면 밀림까지 얹힌다.
상 가운데에 신뢰 표식이 인원수보다 셋 많게 놓인다 (5인이면 8개, 8인이면 11개 — 작은 판도 큰 판만큼은 버티도록). 누군가 밀림을 받을 때마다 하나씩 걷어낸다. 한 사람이 밀림 2개를 쌓으면 그 사람은 계에서 빠지고 신뢰가 2개 더 걷힌다.
사고만 판을 흔드는 것은 아니다. 아직 못 탄 사람은 자기 차례에 계를 깬다를 선언해 남은 곗돈을 들고 스스로 빠질 수 있다. 이때는 신뢰가 한 번에 2개 걷힌다 — 밀림 하나보다 무겁게 매겨, 고의가 사고보다 값비싸도록 했다.
신뢰가 0이 되면 그 자리에서 계가 깨지고 게임이 끝난다. 아직 목돈을 못 탄 사람은 부은 돈을 돌려받지 못한다. 이미 탄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— 아직 마감이 안 온 살림도 그 자리에서 못 낸 것으로 치고 밀림이 매겨진다. 돈은 챙겼어도 살림은 끝내 못 채운 셈이다.
이 마지막 한 줄이 이 게임의 저울이다. 먼저 탄 사람이 "난 챙겼으니 이제 알 바 아니다"가 되면 뒷사람만 벌벌 떠는 게임이 된다. 먼저 탄 사람도 계가 끝까지 가야 이긴다. 그래서 밀린 사람을 붙잡아 주는 협상이 매달 벌어진다. 계주는 그 협상의 중심이다 — 배당의 나머지를 챙기는 데다, 자기 계주 달엔 밀림을 지워 줄 권한까지 쥔다.
각자 시작할 때 살림 카드를 비밀로 한 장 받는다. 몇째 달 말에 얼마를 써야 하는지가 사람마다 다르다 — "다섯째 달 말에 4를 쓴다", "여섯째 달 말에 3을 쓴다", "일곱째 달 말에 2를 쓴다". 그 달까지 목돈을 못 타면 손에 쥔 돈만으로 감당해야 한다. 누가 급한지는 아무도 모른 채 시작한다.
여덟 달이 다 지나면 각자 남은 돈에서 아직 지우지 못한 밀림 표식 하나당 2를 깎아 가장 높은 사람이 이긴다.
그래서 승부는 두 겹이다. 내 살림 마감을 넘기지 않는 것과 계를 끝까지 굴리는 것은 자주 어긋나고, 어긋나는 지점에서 흥정이 시작된다.
8인 판, 다섯째 달. 넷은 이미 탔고 넷이 남았다. 신뢰는 11개 중 8개 남았다.
여덟 명 모두 1씩 — 이미 탄 넷도 그대로 1이다. 이자가 없으니 목돈은 언제나 인원수 그대로 8.
가림판이 열린다. 덕배가 5를 깎았다 — 다이얼 최대 −7에는 못 미치지만 이번 달 가장 큰 수다. 모두 그가 급하다는 걸 알아버렸다.
8에서 5를 깎아 3을 가져간다. 이자가 없으니 다음 달도 그는 남들과 똑같이 1만 낸다.
깎인 5를 아직 못 탄 셋(순임 포함)에게 나누면 1씩, 2가 남는다. 나누어떨어지지 않는 이 2는 이번 달 계주 만식이 가져간다.
순임의 살림 카드는 다섯째 달 말에 4를 쓴다고 되어 있다. 아직 목돈을 못 탔으니 배당까지 받아도 손에는 3뿐 — 모자라 밀림 1을 받는다. 신뢰가 8 → 7로 줄었다.
배당 나머지 2를 이미 챙긴 만식이 순임의 밀림을 지워 줄지 고민한다. 그는 이미 탔지만 자기 살림도 아직 다 못 냈다 — 계가 깨지면 그 몫까지 밀림으로 잡힌다. 지워 주는 대신 "다음 달엔 3 이상 깎지 말라"는 약속을 받아낸다. 구두 약속이라 강제력은 없다. 지킬지는 다음 달에 드러난다 — 그리고 이 게임에서 밀림 지우기는 이제 한 번만 남았다 (전체 최대 2회).
가림판이 동시에 젖혀지는 순간, 네 사람의 사정이 숫자 하나로 드러난다. 가장 많이 깎은 덕배가 목돈 8에서 5를 깎아 3을 받고, 깎은 5는 아직 못 탄 셋에게 1씩 돌아간다 — 나머지 2는 계주 만식의 몫이다. 점례는 한 걸음이 모자라 이번 달을 놓쳤고, 다음 달에는 더 깎아야 한다. 순임은 배당까지 받고도 이번 달 살림을 못 채워 밀림이 늘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