한 사람 · 스무 해의 책

필사

보드게임 컨셉 시안

다 들고 나갈 수는 없다.
무엇을 베껴 적을 것인가.

1인 전용 20분 플립앤라이트 10세 이상

불은 서고 안쪽에서 시작했다. 문까지는 몇 걸음, 서가는 스물다섯 칸.
원본을 지고 나갈 힘은 없다. 붓과 종이 한 장은 있다.

서고 필사쟁이의 마지막 밤
01  /  무엇을 하는 게임인가

불이 번지는 속도로 카드가 넘어가고,
넘어간 칸의 글자는 다시 오지 않는다.

서고 카드를 두 장 뒤집을 때마다 서가 두 칸이 함께 탄다. 그중 글자 하나만 마지막으로 손에 들어오고, 그것을 기록지의 어느 줄에 적을지 고른다. 고르지 않은 칸의 글자는 영원히 사라진다 — 적지 않고 넘겨도 마찬가지다.

불이 문 앞 서가를 다 태우면 게임이 끝난다. 그때까지 완성한 줄만 점수가 되고, 손댔다 못 닫은 줄은 쓴 칸마다 2점씩 깎인다. 매 턴 두 칸이 함께 타니, 이 게임의 질문은 한 번에 두 겹으로 온다 — 어느 글자를 살릴까, 그리고 그것을 어디에 적을까.

격자로 짜인 서고 서가에서 맨 오른쪽 열만 불타 비어 있고, 앞쪽 바닥에 한 사람이 앉아 붓으로 종이에 옮겨 적는다
맨 오른쪽 열이 타서 비었다 — 저 열이 다 타면 문이 막히고 판이 끝난다. 가운데와 왼쪽 칸에는 아직 두루마리가 꽂혀 있고, 앞쪽에서 한 사람이 옮겨 적는다. 화면 왼쪽 끝의 서늘한 빛이 나가는 문이다. — 제작 전 컨셉 아트이며 실제 제품 사진이 아니다.
02  /  한 턴

세 동작. 그중 둘이 매 턴 결정이다.

  1. 불이 번진다 — 서고 카드 두 장을 뒤집어, 적힌 좌표의 두 칸을 모두 검게 칠한다. 그중 한 칸의 글자만 골라 이번 턴에 얻는다. 고르지 않은 칸의 글자는 그 자리에서 영영 사라진다 — 서가 스물다섯 칸의 글자는 모두 서로 다르다.
  2. 덧쓴다 — 또는 쓰지 않는다 — 기록지에는 문장 여섯 줄이 흐리게 인쇄되어 있다. 고른 글자가 있는 칸을 찾아 그 위에 덧쓴다. 여러 줄이 같은 글자를 요구하면, 그중 한 곳에만 쓸 수 있다. — 어느 글자를 살릴지, 그것을 어디에 적을지 — 이 게임의 결정은 이 두 곳에서 일어난다.
  3. 문이 막힌다 — 검게 칠한 두 칸 중 문 앞 열(맨 오른쪽 다섯 칸)에 속한 칸이 있으면, 그 수만큼 문 트랙을 당긴다. 다섯 칸이 다 타면 그 턴이 마지막이다 — 문 트랙의 길이는 정해진 숫자가 아니라 문 앞 서가의 칸 수다.

얻은 글자가 어느 줄에도 없거나, 쓸 만한 줄이 없으면 그냥 넘긴다. 넘기는 게 손해가 아닐 때가 있다 — 다음 절의 감점 때문이다.

03  /  기록지

완성한 줄만 값이 되고, 손댔다 못 닫은 줄은 깎인다.

여섯 줄은 두 칸부터 여섯 칸까지고 값은 3점에서 12점이다. 다 채운 줄은 값을 얻는다. 한 칸이라도 쓴 채로 닫지 못한 줄은 쓴 칸마다 2점씩 감점이다 — 먹은 썼는데 옮기지 못한 것. 그래서 어느 줄에 걸 것인지가 곧 위험이다.

기록지 — 문 앞 두 칸이 탄 시점
0 / 2   3점
0 / 3   3점
닫지 못함  −2
2 / 4   6점
0 / 5   8점
3 / 6   12점
진하게 덧쓴 칸이 옮겨 적은 글자다. 셋째 줄은 「아」와 「서」를 여섯째 줄에 써버려서 다시 닫을 수 없다 — 이미 「돌」을 한 칸 썼으니 칸당 −2로 −2가 남는다. 둘째·다섯째 줄은 아직 한 칸도 안 썼으니 버려도 0점이다. 기록지에 지우개는 없다.

여섯 줄이 요구하는 칸은 모두 스물세 개인데 서가에서 얻을 수 있는 글자는 판이 끝날 때까지 대개 열둘 안팎이다. 처음부터 여섯 줄을 다 채울 수는 없다. 무엇을 버릴지 고르는 것이 이 게임이다.

04  /  서가

스물다섯 칸이 처음부터 다 보인다. 모르는 것은 순서뿐이다.

어느 칸에 어떤 글자가 있는지는 숨기지 않는다. 그래서 이 게임의 계산은 확률이 아니라 남은 칸 세기다 — 내가 걸어둔 줄에 필요한 글자가 문 앞 열에 있는지부터 본다. 거기 있으면, 그 글자를 얻는 순간이 곧 문이 막히는 순간이다.

남은 칸 지금 타는 칸 탄 칸 — 글자는 남지만 다시 오지 않는다 문 앞 열 — 타면 문이 한 칸 막힌다

탄 칸도 글자를 지우지 않는 것이 규칙이다 — 무엇을 놓쳤는지 끝까지 보인다. 위 상태에서 문 앞 열은 다섯 중 둘이 탔다. 문 앞 열의 글자는 늦게까지 남아 있지 않는다 — 그 칸이 타는 순간 문도 함께 막히니, 게임이 그만큼 끝에 가까워진다. 여섯째 줄(12점)이 필요로 하는 「한」도 이 열에 있다 — 이 줄은 문이 다 막히기 전에 걸어야 하는 줄이라는 뜻이다.

「문 · 그 · 비 · 재 · 불」처럼 어느 줄도 요구하지 않는 글자도 열 개 있다. 타도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불만 번진다. 서고에서 못 건진 책이다.

05  /  두 갈래

확정과 도박이 같은 글자를 놓고 다툰다.

여섯 줄은 서로 같은 글자를 요구한다. 「밤」은 세 줄이, 「달」·「물」·「길」·「앞」·「아」·「서」는 각각 두 줄이 필요로 한다. 글자는 판에 한 번만 오니, 한 줄에 쓰는 순간 다른 줄은 그 칸을 영영 못 채운다. 일곱 개의 갈림길이 그중에서도 가장 무거운 결정이지만, 매 턴 두 칸이 함께 타는 이상 「어느 글자를 살릴까」는 그보다 먼저, 그리고 더 자주 온다.

짧은 줄에 쓴다

두세 칸이면 곧 닫힌다. 불이 언제 문에 닿아도 남는 점수다. 대신 그 글자를 기다리던 긴 줄이 그 자리에서 죽는다 — 긴 줄에 이미 쓴 칸이 있으면 칸당 2점씩 감점까지 따라온다.

긴 줄에 걸어 둔다

닫히면 값이 크다 — 여섯 칸 줄(12점)이 짧은 줄 넷(3점씩)과 맞먹는다. 그런데 못 닫으면 깎이는 것도 칸 수만큼 커진다 — 여섯 칸을 채우다 마지막에서 놓치면 −12까지 간다. 확신이 반을 넘지 않는 한 짧은 줄이 더 낫다.

감점이 있기 때문에 「쓰지 않는다」가 진짜 선택이 된다. 닫을 수 없다고 판단한 줄에 한 칸을 더 쓰는 것은 그냥 손해다. 손을 대지 않은 줄은 0점이다.

06  /  한 턴 예시

한 번에 둘이 타고, 손에 남는 건 하나뿐이다.

서가에서 카드 두 장이 함께 뒤집힌다 — 「달」과 「밤」. 두 칸 모두 이제 재가 된다. 이번 턴에 손에 넣는 글자는 이 중 하나뿐이고, 고르지 않은 글자는 여기서 영영 사라진다.

「밤」을 요구하는 줄은 셋 — 첫째 줄「달·밤」(3점), 다섯째 줄「밤·나·루·터·앞」(8점), 여섯째 줄「한·밤·달·아·래·서」(12점)다. 「달」을 요구하는 줄은 둘 — 첫째 줄과 여섯째 줄. 첫째 줄은 애초에 이 둘을 다 가져야 하는 두 칸 줄이니, 이번에 어느 쪽을 고르든 나머지 한 칸은 영영 못 채운다 — 첫째 줄은 오늘 죽는다.

여섯째 줄은 더 나쁘다. 이미 「아」·「래」·「서」 세 칸을 써 놨는데, 남은 필요는 「한」·「밤」·「달」 셋이다. 이번 턴에 밤과 달 중 하나는 무조건 사라지니, 여섯째 줄도 함께 죽는다 — 세 칸이나 써 놨으니 이대로 두면 −6이다.

그러면 남는 건 다섯째 줄뿐이다. 아직 한 칸도 안 썼으니, 「밤」을 고르면 여기 쓸 수 있다. 「달」을 고르면? 달을 원하는 줄은 첫째와 여섯째뿐인데 둘 다 이미 죽었다 — 쓸 곳이 없다.

계산은 끝났다. 밤을 살리고 달을 보낸다.

다섯째 줄 첫 칸에 「밤」을 적는다. 「달」은 사라졌다. 첫째 줄과 여섯째 줄, 둘 다 다시는 채울 수 없다.

07  /  구성물

상자가 작아야 매일 펼친다.

필사 구성물 전량: 서고 카드 25장(좌표와 글자), 기록지 패드, 불길 표식, 규칙서
상자를 열면 이만큼 나옵니다. 아래 목록과 1:1로 세어집니다 — 서고 카드는 서가 스물다섯 칸에 하나씩 대응하고 한 장도 겹치지 않습니다. 기록지에는 서가 격자와 문 트랙, 그리고 문장 여섯 줄이 흐리게 인쇄되어 있습니다 — 얻은 글자를 그 위에 덧쓰는 것이 이 게임의 손동작입니다.
인쇄 색·재질은 제작사 견적 후 달라집니다. 도판은 규칙 수치를 그대로 조판한 것입니다.

연필은 넣지 않는다 — 손에 있는 것으로 쓰는 게 이 게임에 맞고, 넣으면 상자만 커진다. 기록지가 소모품이니 같은 문장 배치의 PDF를 무료로 내려받게 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