순찰 중엔 잡담이 금지다.
허락된 건 딱따기 소리뿐.
밤 열시, 통금을 알리는 종이 울리면 한양의 문은 닫힌다. 그때부터 새벽 종이 울릴 때까지, 도성 안을 걸어도 되는 사람은 순찰꾼뿐이다.
그리고 오늘 밤, 도성 안에 걸어서는 안 될 자가 하나 더 있다.
순찰꾼은 흩어져 순찰한다. 그래서 각자 다른 것을 목격하고, 아무도 전체를 알지 못한다. 도적의 위치는 목격을 합쳐야만 특정된다. 그런데 입을 열 수 없다.
이 게임의 재미는 규칙이 아니라 제약에서 나온다. 하고 싶은 말은 명확한데 전달 수단이 딱따기 두드림 세 종류뿐일 때, 테이블은 소란스러워지고 사람들은 웃는다.
신호는 반드시 구역에 붙어야 뜻이 된다. 그래서 지시는 오직 딱따기로 구역 타일을 두드리는 것으로만 한다 — 두드린 타일이 곧 대상이고, 위 세 신호가 그 구역에 대한 판단이다.
두드릴 수 있는 횟수도 무한하지 않다. 한 판에 총 3회. 한 번이든 두 번이든 길게든, 신호 하나를 낼 때마다 하나가 준다. 카드도 세 장, 두드릴 기회도 세 장 — 아껴 쓸 것도, 반복해서 확인시켜 줄 여유도 없다. 그래서 무엇을 먼저 알릴지 고르는 것 자체가 이 게임의 결정이 된다.
그 외 모든 소통은 금지 — 손가락으로 구역 가리키기·말·글·표정 신호 전부. 어기면 경고 1회, 같은 판에서 두 번째 위반이면 그 판은 실패다. 마지막 지목의 순간에만 손이 풀린다.
사대문 안 다섯 구역 타일을 테이블 중앙에 일렬로 놓는다. 도적은 그중 한 곳에 있다. 각자 자기만 보는 목격 카드 3장을 받는다 — 카드는 두 종류다. 배제 카드("이 구역엔 흔적이 없었다")와 확정 카드("도적은 이 특징을 지녔다" — 후보를 둘로 좁힌다). 한 판에 배분되는 배제 카드는 도적이 없는 구역들을 돌아가며 나눠 가리키도록 나눠주므로, 몇 명이 앉든 반드시 답에 도달한다.
도적이 없는 네 구역의 타일을 매판 새로 섞어 순서를 정하고, 그 순서를 돌려가며 배제 카드를 한 장씩 붙인다. 그래서 어느 구역도 배제 카드를 하나도 못 받는 일이 없고, 판마다 순서가 달라지니 매번 다른 판이 된다.
시작 전 파루꾼 한 명을 정한다(시작 플레이어부터 돌아가며) — 파루꾼은 모래시계 앞에 앉아 시간을 보고 종을 친다. 동시에 시작한다. 턴 순서가 없다 — 실시간이다. 각자 자기 카드를 확인하고 곧바로 두드리기 시작한다.
누가 어느 구역에 무엇을 두드렸는지 아무도 적어주지 않는다. 기억해야 한다. 이 게임이 어려운 진짜 이유는 정보 부족이 아니라 기억 부족이다.
모래시계 앞의 파루꾼이 남은 모래가 45초 분량이 되면 종을 한 번 치고, 그 순간부터 딱따기가 금지된다. 늦게 아낀 정보는 전달할 방법이 사라진다 → 초반에 신호를 쏟아내게 만드는 장치다.
모래가 다 떨어지면 파루꾼이 종을 세 번 치고, 세 번째 종에 전원이 동시에 한 구역을 손으로 짚는다. 다수결이 아니다. 한 명이라도 다른 곳을 짚으면 그 판은 실패다.
세 판을 모두 치르고 합산한다 — 셋 중 둘을 맞히면 순찰꾼의 승리. 판마다 결과와 상관없이 다음 판으로 넘어간다. 협력 게임이라 승패는 팀 단위다 — 개인 점수가 없다.
판이 넘어갈수록 조여든다: 1판 목격 카드 3장 · 2판 2장 · 3판 2장에 거짓 목격 1장이 섞인다. 3판에서는 누군가의 확신이 틀렸다는 걸 아무도 모른 채 지목해야 한다.
그래서 3판에만 신호 하나를 더 허용한다 — 이미 두 번이 나온 구역에 누군가 한 번을 더 얹으면, 그건 새 의심이 아니라 그 배제를 못 믿겠다는 뜻이다. 여전히 3회 예산 안에서다.
운종가 타일을 딱 딱(두 번) 두드린다 — 여기는 아니다. 배제 하나 완료.
▮——— 확정 정보를 쥔 사람이 있다. 무엇인지는 모른다. 다만 그 사람이 이후 어느 타일에서 두 번을 두드리는지 지켜봐야 한다.
배제된 구역은 넷 중 셋. 남은 후보는 수각교와 광통교 둘. 그리고 이제 두드릴 수 없다.
넷은 수각교. 한 명은 광통교. — 실패. 그 한 명은 종이 울리기 3초 전에 마지막 배제를 알아냈고, 전할 방법이 없었다.
미니어처 없이 카드·타일·나무 한 조각으로 만든다. 이 게임에서 물성이 필요한 건 딱 하나다 — 실제로 두드려서 소리가 나는 딱따기. 그게 이 게임의 인터페이스 전부이자 인증샷 포인트다.
지금까지의 그림은 게임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아트입니다. 후원하면 실제로 손에 오는 것은 상자와 종이와 나무죠. 그래서 제작 방향을 목업으로 따로 보여드립니다.
위 이미지는 제작 전 목업입니다 — 실제 제품 사진이 아니고, 인쇄·소재·색은 제작사 견적 후 달라질 수 있습니다. 상자에 들어갈 제목 타이포는 아직 적용하지 않았습니다.
실시간 + 말 금지 협력은 이미 있는 계열이다(매직 메이즈류). 이 컨셉이 다른 지점은 소통 제약의 매체다 — 몸짓이 아니라 소리로, 그것도 정해진 세 박자로만 말한다. 정보 비대칭 추리(코드네임 계열)를 여기에 겹쳐, 전달할 것이 "행동 지시"가 아니라 "내가 목격한 사실"이 된다.
그리고 파루의 종이 이 게임만의 압박이다. 대개의 실시간 게임은 끝날 때까지 소통이 열려 있는데, 여기서는 중간에 말할 권리 자체가 사라진다. 아껴두면 잃는다.
밤장터(정적·서정·30–45분·세트수집)와 의도적으로 반대편에 두었다. 갤러리에 둘이 나란히 걸렸을 때 고를 이유가 서로 다르도록.
이 페이지는 반응을 받아보기 위한 컨셉 시안입니다. 아직 프로토타입도 플레이테스트도 없고, 수치(카드 수·시간·구역 수)는 실제로 돌려보면 바뀝니다. 좋다/별로다만 눌러주시면 그걸로 다음 주에 남길지 내릴지가 정해집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