우리 역사 이야기 · 9화 · 초등 2 · 2분
불을 끄지 않고 집을 부순 사람들

1426년 이른 봄, 한양 한복판에서 불길이 솟았어요. 바람이 세서 불은 초가지붕을 타고 옆집으로, 또 옆집으로 옮겨붙었어요. 그날 하루에만 집 수천 채가 타 버렸다고 전해져요.
사람들은 우물로 달려가 물동이를 이고 왔어요. 그런데 물 한 동이를 붓는 사이에 불은 지붕 세 채를 더 건너갔어요. 초가지붕은 바싹 마른 볏짚이라 불씨 하나에도 확 타올랐거든요.
그래서 조선은 불을 끄는 대신 불이 갈 길을 끊기로 했어요. 불난 집 옆의 초가를 쇠갈고리로 잡아당겨 미리 무너뜨리는 거예요. 지붕이 사라진 자리에서 불길은 더 갈 데가 없어 멈췄어요.
그 큰 불 뒤에 나라는 금화도감이라는 관청을 새로 세웠어요. 뒷날에는 불 끄는 일만 맡는 군사도 생겼어요. 이들을 멸화군이라 불렀어요. 쉰 명쯤이 도끼와 쇠갈고리를 들고 늘 대기했다고 전해져요.
멸화군은 밤에도 성안을 돌며 불씨를 살폈어요. 아궁이 불을 늦게까지 두는 집은 그 자리에서 꾸중을 들었지요. 남의 집을 부수는 일이 곧 마을을 지키는 일이던 시절이었어요.
다 읽었으면 한 문제 — 멸화군이 불난 집 옆의 초가를 무너뜨린 까닭은 무엇일까요?
정답: 불이 옮겨붙을 지붕을 없애려고
초가지붕은 마른 볏짚이라 불이 지붕을 타고 옆집으로 건너갔어요. 그래서 미리 지붕을 없애 불이 갈 길을 끊었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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